전체 글 (31)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닷가의 낯선 남자 어린 시절 몽돌 해변에 갔던 사진을 얼마전 발견했다. 갓 아기 티를 벗은 나와 동생이 수영복 팬티만 입고, 노란 해바라기 모자를 쓰고, 둥글둥글한 돌멩이가 빼곡하게 널린 해변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이다. 그 사진은 나를 어린 시절의 시공간 속으로 곧바로 끌어당겼다. 거의 내 생애 최초의 기억이랄 수 있는 기묘한 추억은 그런 바닷가에서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. 어릴 때 가족이 바닷가에 놀러가면 우리는 모래사장의 방갈로에서 묵었다. 나랑 동생은 방갈로 주변을 하릴없이 아장거리며 휴가를 보냈다. 휴가철 꽤 북적대는 바닷가 사람들 틈에선 젖은 수영복에서 나는 비릿한 바닷물 냄새와, 발리볼을 하고 흘린 쿰쿰한 땀냄새가 꽤 분명히 구분되었다. 방갈로들 한쪽에는 수돗가가 있어서 식사 준비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길게 .. 이전 1 2 다음